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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자활시설 | [안나의집노숙인자활시설] 퇴소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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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나의집 작성일25-04-1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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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성남의 한 추운 공원에서 처음 만났던 국00님.
그날, 안나의집과의 인연이 시작됐고 국00님은 시설에 입소해 정말 열심히 살아가셨습니다.
리스타트사업단에서 반장을 맡아 책임감 있게 활동하시고,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누구보다 성실히 하루하루를 쌓아가셨습니다.
건강도 좋으셨고, 자립을 향한 의지도 강하셔서 자립금을 모은 뒤 가락시장에 취업하시고 퇴소하셨습니다.
그 후에도 가끔 안나의집에 들러 안부도 나누고, 늘 웃으며 인사를 건네시던 분.
젊은 사람도 버겁다는 건어물 배송 일을 묵묵히 해내며, 평생의 꿈이었던 일본 여행도 다녀오셨죠.
노숙이라는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고, 누구보다 당당하게 ‘자기 삶’을 만들어가신 분이었습니다.
65세 정년을 맞아 가락시장을 떠나신 뒤엔 성남시의 도움으로 사회적기업(청소업체)에 취업해 최근까지도 열심히 일하셨고,
한 달에 한 번은 안나의집에 오셔서 소독 봉사도 해주셨습니다.
작지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며, 스스로에게도 참 자랑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계셨죠.
그런데 최근 입이 마르는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으셨고, 생각지도 못하게 위암 4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노숙인에서 시작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아름답게 살아오신 분에게 닥친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행복해도 되나요?”라며 웃던 그 말씀이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부디 다시 한번, 그 강한 의지와 밝은 웃음으로 이 시련을 이겨내시길.
오랜만에,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봅니다.

국00님, 힘내세요. 당신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입니다.